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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색,계 - 민족의 배신자를 처단하려다 사랑에 빠진 여자

by damulp 2025.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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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포스터

색,계

감독 : 이안(센스 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라이프 오브 파이)

원작 : 장아이링-소설 색, 계

출연 : 이(양조위), 왕자즈-막부인(탕웨이), 이부인(조안 첸), 광위민(왕리홍)

 

줄거리(스포일러 주의 - 결말포함)

 

중일 전쟁이 발발하고 난징이 일본에 함락되자 왕자즈는 홍콩으로 피난을 가게 되고 그곳 링난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곳에서 사모하는 선배 광위민의 권유로 연극서클에 가입하게 되고, 애국 연극을 공연하게 되는데 시민들의 심금을 울리게 되어 애국심을 고취시키게 된다. 관객들은 중국을 지키자며 헌금까지 내놓고 가고 연극부원들은 뿌듯하여 뒤풀이를 하며 내일을 기약한다. 그 후 일본 괴뢰정부의 방첩기관장인 이모청이 홍콩으로 오게 되자, 광위민은 분개하며 친일파를 처단하자고 제안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왕자즈와 웬을 부부로 위장해서 이에게 접근시킨다. 왕자즈는 계속 이를 유혹하지만 싶게 넘어오지 않고 얼마 후 상해로 돌아가버리자 연극부원들은 실의에 빠지게 된다. 그럴 때 광위민의 선배가 들이닥치며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하게 되고, 이를 저지하다 결국 민족의 배신자라고 외치며 그를 칼로 찔러서 죽이게 되고, 왕자즈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곳에서 나오며 홍콩에서의 이야기가 끝난다.

3년이 지난 후 자즈는 이모 집에 머물며 대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중 국민당 요원이 되어 상하이로 잠입한 위민을 다시 만나게 되고, 위민을 비롯한 다른 연극부원들은 여전히 이를 암살하려고 계속 추진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즈는 여전히 좋아하고 있는 위민의 말에 다시 이를 암살하는데 동참하게 된다. 우연을 가장하여 이의 부인에게 접근하여 그의 저택에 머물게  되고, 이는 자즈를 보고 짐짓 놀라는 듯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자즈는 이를 계속 유혹하고, 결국 이는 자즈를 불러내어 그녀의 옷을 찢고 벨트로 묶으며 거칠게 범하게 된다. 그 이후 자즈는 이와 밀회를 즐기며 그의 신임을 얻기 위해 그에게 몸을 맡긴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위민은 자즈가 이의 신임을 얻었으니 바로 살해하자고 우 영감에게 말하지만 상부의명령이 없다며 아직 죽일수 없다고 거부한다. 그리고 이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것을 요구한다. 그러자 자즈는 어떻게 사로잡느냐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그에게 사로잡혀가고 있다고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그 말을 듣던 우영감은 닥치라고 소리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어느 날 이는 자즈에게 봉투를 주며 둘만의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일본 조계 지역에 가서 배달해 달라고 부탁한다. 자즈와 위민은 이를 기밀 정보라고 예상하지만 봉투에는 이의 명함만이 있을 뿐이어서 자즈는 봉투를 배달하러 가게 된다. 봉투가 배달된 곳은 보석상이었고, 이는 깜짝 선물로 최고급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한 것이었다. 자즈는 이가 자신에게 완전히 넘어왔다고 판단하고 이를 암살하자고 암호를 보내고, 다음 날 이와 자즈는 보석상에 들러 반지를 찾으러 갔고 자즈는 반지를 끼워본 후 빼려고 하는데 이는 계속 끼고 있으라고 말한다. 자즈는 도둑맞으면 어떻게 하냐고 핑계를 대지만 이는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미소 지으며 자즈의 손을 깜 싼다. 그의 진심을 알게 된 자즈는 순간 흔들리면서 이에게 달아나라로 말한다. 순간 상황을 파악한 이는 재빨리 자신의 차로 뛰어 내려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 그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한다. 우 영감은 달아나지만 자즈와 위민 그리고 모든 연극부원들은 체포되고, 이를 보고 하러 온 부하가 이미 자즈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고 보고하지 않은 것은 혹시 포섭당했을 가능성이 있어서였다고 말한다. 부하가 체포된 이들은 어떻게 처분하냐고 묻자 이는 채석장에 데려가라고 지시하자 자즈를 비롯한 연극부원들은 채석장에 끌려가서 모두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후 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비어있는 자즈의 방에 들어가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이의 아내의 질문에 그냥 내려가라고 하며 여운이 남은 아련한 표정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시대적 배경 및 평가

1938년부터 1942년까지 홍콩과 상하이를 배경으로 친일 정권이 왕징웨이 시대에 항간(친일파)을 암살하려는 대학교 연극부원들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1930년대 상하이에서 존재했던 국민당 정보원 정핑루라는 여성과 친일 중화민국 유신정부의 고위층인 딩모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실제 역사에서 정핑루는 암살에 실패하여 1940년 22살의 나이에 총살당하고 딩모춘은 중일전쟁 종전 후에 일본에 부역했다는 혐의로 국민정부에 의해 1947년 46세로 총살형을 당했다. 색계를 단순히 매국노와 엮인 치정 영화로 보는 1차원적인 비평이 있는데, 이렇게 매도하기에는 극 중에서 탕웨이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양조위를 빨리 처단하라고 몇 번을 요구하지만 묵살당한 것만 봐도 단순히 치정사건으로 몰아가는데 모순이 있다고 본다. 중국이 독재 국가여서 다양한 여론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없다는 사실이고 보면 어쩌면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라고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하이라이트 예고편

감상평

개봉 당시만 해도 이 영화의 전체를 조망하기보단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수위 높은 정사신에 대한 궁금증의 해소에 집중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보면서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들의 역할과 갈등등 여러 면을 좀 더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첫 연극에서 분명 엄청 긴장했을 법 한데 잠시의 흔들림 외에 극을 오롯이 끌고 가는 베테랑 느낌이 들었었고, 양조위를 처음 만나는 씬에서도 다른 연극부원들은 긴장하여 어리바리할 때도 탕웨이 만이 그 상황을 매끄럽게 이끌고 가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조금 쇼킹했던 점은 남자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여자 경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첫 성경험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며 1940년대 그리고 중국이라 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전쟁상황이라는 극단의 상황에서 저럴 수 있을까 되뇌어 봐도 이해가 가지 않긴 마찬가지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졌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외면하는 모습도 낯설었고 특히 광위민의 어설픈 애국심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애국심은 너무나 소심하고 쪼잔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희생양 삼아서 배신자를 처단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어이 상실이었다. 그의 애국심이 대단하려면 최소한 수많은 청년들이 항일 투쟁을 위해 직접 전장에 나가 싸우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안락하게 좋아하는 여자를 적의 노리갯감으로 만들면서도 적극적으로 적을 사살하지 못하는 가장 못난이 같았다.

이모청을 연기한 양조위는 그의 착하게 생긴 외모와 표정 없이 진지한 모습을 이 작품에서 여실히 잘 보여주었고 자신의 신체를 영화를 위해 과감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대단하였다. 그의 절제된 연기는 이 극의 중심을 잘 잡아 주었다고 본다.

참고로 이안감독의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이견이 없지만, 다만 역시 한국민의 애국심과는 뭔가 좀 다른 차원의 애국심이랄까... 가령 예를 들자면 적장을 껴앉고 푸르른 남강에 뛰어내린 논개의 절개라던지 서대문 형무소에서 안타깝게 죽어간 유관순을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들 그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재개봉을 했다고 하니 무삭제판이라서 좀 더 적나라한 장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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